시로 배우는 한국어

윤동주의 시를 눈으로 읽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베껴 써 봅시다.

한국어능력 4급

무서운 시간
 
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
 
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
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.
 
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
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
 
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
나를 부르는 것이오.
 
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
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……
 
나를 부르지 마오.

학습내용

 추측

 

【V을 텐데】 '터'는 ‘예정’이나 ‘추측’, ‘의지’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명사이다. '인데'와 결합하여 화자의 추측이나, 의지, 화자가 처한 상황을 설명한다.

 

¶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 텐데/내일 갈 터이니 그리 알아라./시장할 터인데 어서 들어라./나는 내일 꼭 극장에 갈 터이다.

 

※ 가랑잎: 일반적인 마른 잎 또는 구체적으로 도토리나무 잎을 가리키는 말로, 도토리나무 잎은 마른 뒤에도 겨우내 붙어 있다가 새싹이 나올 때 떨어진다.

 

★ 역설: 겉으로 보기에는 분명히 모순되고 부조리한 듯하지만 표면적인 논리를 떠나 자세히 생각하면 근거가 확실하든가 진실된 진술 또는 상황을 의미한다(이상섭, 문학비평용어사전).

 

¶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.≪김소월, 진달래꽃≫/신앙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이성으로는 믿기 어려운 역설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다.≪안병욱, 사색인의 향연≫

 

★ 이 시에서 역설적인 묘사로 인해 생명에 대한 시적 화자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보자.

이 글을 새롭게 바꿔 써 봅시다.